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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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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책을낳다] 잠깐 쉬었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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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손봉호 교수님의 에세이 <잠깐 쉬었다가>를 낳았습니다.
두 달여의 짧은 시간에 편집을 마쳤지만, 결코 날림 공사는 아니었습니다.
우선 손 교수님의 대한 제 존경이 학창 시절을 거슬러 올라갈 만큼 오래되었고,
교수님이 원고 가공에 있어서 전적으로 제게 일임해 주셔서 자유롭게 편집할 수 있었기에
진행에 제약이 없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 때 채플 시간에 손 교수님께서 강사로 오셨습니다.
당시 운동권에 관심을 가지고 신앙 생활에 있어서는 거의 날라리였던 저는
여느 채플 강사님들과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하고 아무 기대 없이 앉아 있었습니다.
소박한 차림에 고고한 학과 같은 모습으로 단상에서 설교하시는 손 교수님을 뵙고
깜짝 놀랐습니다. 모든 말씀이 명확하게 제 심장을 찔러왔고,
내가 이렇게 대학생활을 보내면 안 되겠다는 강한 도전을 주셨죠.
말씀을 마치실 때까지 조금도 한 눈 팔 수 없게끔, 학자와 설교자로서
깨끗하고 군더더기 없는 내용으로 잠 자던 제 영혼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작년 여름, 이 원고를 주신 손 교수님을 직접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를 아주 딱딱하고 날카로운 사람으로 알아요.
사실 저는 유머를 좋아하고 유희를 즐길 줄 아는 부드러운 사람인데,
인상이 그렇게 도덕 선생 같은 모습으로만 비춰져 있는 것이 아쉽습니다.
이 원고에 제가 아직 발표하지 않은 그런 가벼운 모습이 많이 담겨 있어요.
책으로 나왔을 때 독자들에게 폐가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활짝 웃으시며 원고를 설명해 주시던 손 교수님의 인품에서
다시 한 번 책 만드는 편집자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을 느꼈습니다.
원고를 받아두고 진행을 하지 못하다가 <그 여자의 방>을 낳은 후
바로 분석에 들어갔습니다.
목차가 없는 책을 행복, 환경, 사회, 철학 네 분야로 나누고
장제목을 새로 붙여서 틀을 짰는데, 단 시간에 헤쳐모여를 할 수 있었습니다.
고어투를 현대어투로 바꾸고 시기적으로 오래 된 이야기는 현재의 이야기로 수정하는 과정에서
손 교수님이 너그럽게 허락해 주셨습니다.
표지는 과거 네덜란드 자유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던 시절 사진으로 작업했는데
결과적으로 표지에 대한 칭찬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미술부 김진성 과장과의 호흡이 계속 잘 맞고 있죠.
부제는 '따뜻한 남자 손봉호 교수의 훈훈한 잔소리'로 정했습니다.
본문도 손 교수님 기존의 책들과 달리 가볍고 시원하게 편집했습니다.
출간 후 주요 신문들에 신간 안내 기사와 인터뷰가 많이 실렸습니다.
사회의 어른으로서 활동하고 계신 일들이 많아 판매도 호조를 띠리라 예상하고 있는데
아직 큰 반응은 없네요.^^*
아마도 손 교수님이 자신에 대해 자랑을 삼가시는 분이어서
주변에 책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프로모션이 될 만한 저자강연회도 사절하셨으니까요.
손 교수님의 지식과 실천은 책을 편집하는 내내 많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아는 대로 실천한다는 것, 아는 만큼 더욱 실천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가요?
이웃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이 윤리라고 정의하시는 손 교수님 생각처럼
나는 윤리적인 사람인지 자주 돌아보게 됩니다.
기독교 은행 만들기, 금권 선거로 얼룩진 한기총 문제, 기독교 정당 만들기 등
교계 어르신들이 정말 고루하고 어처구니없는 일들을 벌이는 가운데
기독교 진리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옳지 못한 행동을 지적해 주시는 손봉호 교수님이
우리 사회에 계신 것이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요.
울트라교진 홈 가족 여러분께 이 책의 일독을 꼭 권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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