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진은 2009년 2월 조선일보 Why 섹션 팀에서 취재 중에
병실을 나오기 전 어머니 손을 꼭 잡고 기도하던 내 손을 찍은 것이고,
아래 사진은 지난주에 어머니 간호를 마치고 나오기 전에 찍은 셀카 손 사진이다.)
2004년 초까지 집에서 8년 동안 간호해 드린 어머니 몸은
깨끗한 피부에 부드러운 관절을 유지하셨다.
물론 손발톱도 매우 정상적이었다.
손발을 쓰지 않으니 손발톱 아래에 살이 차 올라 있어 깎을 때 조심해야 하는 것만 빼면 아무 문제 없었다.
그런데 2004년 화곡동의 요양시설로 모신 후 급격하게 안 좋아지신 것 중에 하나가
손톱과 발톱이 뚝뚝 부러지며 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집에서 만들어 드리던 영양식과는 다른 병원 죽을 공급하여 아마도 영양 부족이거나
손발톱에 묻은 습기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았기 때문이란 추측으로 속이 상했지만,
생명과 관계된 고통스런 부분은 아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면서 넘어갔다.
아울러 손톱깎이로 깎아드릴 때마다 신경을 많이 써왔고
혹시나 살을 베지 않을까 잔뜩 주의를 집중해야 했다.
그 때문에 목욕을 마치고 손톱과 발톱을 깎아드려야 할 때면
허리가 부러질 것 같은 통증과 피로를 견뎌야 할 때가 많았다.
감사하게도 몇 주 전부터 기적처럼 손톱이 깨끗해지기 시작했다.
주치의 선생님으로부터 약을 썼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리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를 지난 8년 동안 참고 지켜봐야 했던 것이 허무하기도 했고,
집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들에 대해 애써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던 중에
깨끗하게 나아 더없이 기쁘고 안심이 되었다.
이런 나아짐을 볼 때면 나는 더욱 힘이 난다.
퇴근 후 쉬고 싶은 몸을 참고 합정동에서 부천까지 운전하여 병원에 겨우 도착하면
어머니 얼굴 본 순간부터 울트라맨이 된다.
전신 목욕과 치료를 마치고 엄마 손 사진을 찍을 때, 아픈 마음이 아닌 기쁜 마음으로
찰칵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주님의 때까지 함께하는 모든 순간,
엄마의 몸에 아주 작은 고통도 틈타지 않기를 소망한다.
낫고 또 낫고 그렇게 편히 계시다가 하나님 부르시는 날까지
우리 모자 깨끗한 손을 꼭 붙잡고 기도할 수 있기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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