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28
2012년 11월 27일, 그 힘든 날을 시작한 지 만으로 15년 된 날,
이제 16년째에 들어선 날이 여러 모로 우울하고 힘들까 봐
하나님이 세심하게 배려해 주신 선물이 있었다.
월요일부터 교정해야 할 원고의 압박감은 숨이 막힐 지경인데
미팅과 회의가 계속되는 와중에 내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와 있었다.
미팅 중인 저자 분께 잠깐 양해를 구하고 전화를 걸으니
굵직한 음성으로 "교진이니?" 하는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
"네, 누구시죠?" 했더니 전혀 예상치 못한 분이었다.
"나, 김서택 목사다."
에그머니나! 김 목사님과 전화 통화는 거의 처음이다.
이렇게 대화를 하는 것도 2004년 가을 책 출간 후
대구에 내려가 찾아뵌 후로 처음이니 8년 만이라고 할 수 있다.
어찌 사는지 안부를 물으셔서 짧은 삶 나눔을 한 후
목사님이 SNS에 올리시는 글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조정민 목사님이 SNS 글을 기반으로 한 책을 세 권 내셨 듯,
성경적 스피릿을 담으면서 교회가 아름답고 즐거운 곳이란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는, 무겁지 않고 여운이 있으면서 대중적인 책.
같이 전화로 얘기하며 동시에 두 사람이 꿈꾸는 지점이 일치함을 느끼고
목사님도 기뻐하셨고 나도 큰 격려와 기쁨의 선물이 되었다.
어제가 그 옛날 어머님이 쓰러지신 날 아닌가.
김 목사님이 당시 세 분의 부교역자께 매일 중환자실에 돌아가며
방문해 기도해 주라고 하셨다.
주일 오후 예배 때 특별기도까지 해주신 것, 어머니 병원비에 보태라고
전교인 바자회 수익금을 전달해 주신 것,
보험금 지급이 거절됐을 때 백정선 장로님께 도와주라고 말씀해 주신 것 등등
나로선 잊을 수 없는 김 목사님에 대한 기억이 참으로 많다.
그리고 시간이 이렇게 16년 흘러 저자와 편집자로 대화를 나눈 것이다.
기독 편집자로 일하며 목사님을 저자로 모실 수 있게 된 날이
어머니 쓰러지신 날이다. 어, 글 쓰며 울컥...
한국 교회 걱정하는 편집자에게 한국 교회를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는
책을 만들 저자를 만나는 선물보다 더 큰 선물은 없기에,
오늘 눈이 안 떠지는 새벽에 몸을 일으켜 가벼운 마음으로
사무실에 달려와 앉아 있다.
지금도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 귓가에 울리고 있다.
"여러 출판사들이 하자고 하는데, 비서 목사한테
그 원고는 우리 교진이한테 주기로 결정했다고 전하라 했다.^^"
퇴근하며 이어진 목사님과의 따듯한 문자 대화는 나중에 나누고,
흥분이 가시기 전에 남기고 이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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