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법학자 김두식 교수님의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의
앞부분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그대로 발췌하지 않고 제가 읽었던 부분을 정리해 요약하겠습니다.
2. 한국 교회가 그동안 들은 설교 말씀이 쌓여 생각은 무척 고상해졌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 예를 듭니다.
강남의 어느 교회 권사님 아들에게 시집가는 여자 쪽 이야기입니다.
시어머니가 될 권사님은 상견례에서 여자 쪽 가족에게 고상하게 말합니다.
"혼수나 예단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리 집은 그런 집 아니에요."
여자 쪽 집은 역시 믿음 좋은 권사님 댁은 다르구나 생각하며
그 고상한 말을 그대로 믿고 혼수를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혼 날짜가 다가오면서 그 권사님은 다른 말을 흘립니다.
"사돈네가 우리 집을 무시하고 있어."
여자 쪽 집은 당황해하며 뒤늦게 부랴부랴 혼수를 준비합니다.
3. 김두식 교수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것이 한국 교회라고 말합니다.
머리는 고상해져 있지만 몸은 덜 고상하여 말과 행동이 따로 놀고,
그로 인해 전도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전도할라치면
기독교인은 이기주의자, 말과 행동이 다른 자라고 공격해 오면
구원은 행위로 인함이 아니라고 설명해도 들을 수 없다는 것이죠.
4. 지난주말 월례회의에서 지금 제가 준비하는 성품교재를 설명하여
이 이야기를 예로 들었습니다.
제 브리핑을 듣던 영업부 어느 과장님은 졸음이 밀려오던 중에
이 사례를 듣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하더군요.
5. 생각은 고상하지만 행동이 따라주지 않는 곳은 기독교인들이 모인 곳에서 더욱 심합니다.
특히 기독교인들이 모인 직장에서 서로 갈등을 풀지 않고 은근한 원수가 되어 지낼 때
대판 싸우고 푸는 것보다 훨씬 괴로운 양상이 일어납니다.
6. 어제 가자 지구에서 일어난 참상의 사진을 공유했는데,
실제로 아이를 키우는 분이 너무 폭력적인 사진으로 괴로운 마음을 토로하신 것을 보고,
저 또한 아들 둘을 키우는 입장에서 동의가 되어 사진을 내렸습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가만히 누워 있는 세 자녀 앞에서 오열하는 아빠의 모습이 제 심경에 와 닿았는데
그 슬픔 속에 들어가기보다 구경자의 입장이 아닌가 뉘우쳤습니다.
7. 일전에 멜깁슨 영화 <패션 오브 더 크라이스트>의 유혈이 낭자한 예수님 사진을
메인 커버 사진으로 걸어놓은 페북지기들을 향해 쓴소리를 한 적이 있는데도
이번 어린아이 참상 사진에서는 슬픔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8. 또 아픈 것은 이스라엘 지역에 대한 입장 차입니다.
이 싸움을 이스라엘 편에서 구약의 역사를 근거로 해석하는 분들이
적지 않음을 보았습니다.
제 포스팅 밑의 오랜 벗님도 그러했고 다른 포스팅에도 그런 분들의 의견을
여럿 보았습니다.
9. 복음을 담는 그릇으로서 나의 성품을 돌아보는 계가가 되었습니다.
마음이 가난하고 애통하는 자로서 고상한 생각만큼 행동이 따라주는가,
이웃의 아픔에 대해 슬픔을 퍼 나르는 것 이상으로
진정으로 같이 아파하는가,
페북으로 정보를 얻고 소통하면서 복음의 성품과 많이 멀어진 것이 아닌가.
10. 억지로 교훈적 결말을 맺지 않겠습니다.
때론 IT 금식이 필요하단 생각을 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