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토요일 오후
주말에 가족들과 보내기 위해 간호 시간을
금요일 밤 시간으로 빼두려 했는데 결국 이번 주에도
영승이, 예승이, 아내의 필요를 뒤로 하고 주말에 어머니께 왔다.
하루 종일 아이들만 돌보는 아내의 컨디션과
한 주간의 업무 마감의 부담 때문에
어제 회사에서 바로 귀가했기 때문이다.
싱글일 때는 별 문제 없었지만
점점 가족의 규모가 커질수록 복잡한 문제를 풀어야 할
선택의 무게 또한 커진다.
이제 어머니와의 일주일치 스킨십을 마치고 집으로 향한다.
나의 집, 병원이 아니라 아이들이 있는 집인데
꼭 회사와 병원인 것 같은 생활이어서 늘 마음이 무겁다.
주님, 제게 힘을 주세요!!!
11월 5일 토요일 저녁
어머니 간호 마치고 집에 와서 바로 영승이를 데리고 모교 숭실대로 향했다.
IVF 32주년 홈커밍데이 참석하러 가는 동안의 설렘,
90년대를 함께했던 선배와 동기들을 만나며 울컥, 뿌듯, 유쾌, 그리움, 반가움
그리고 고마움 속에서 마음껏 웃었던 날.
단체 사진 왼쪽 가장자리에 영승이와 내가 있다.
대학에 입학한 지 20년 지나 아들과 이렇게 모교에 오게 될 줄이야..
11월 7일 월요일
옛날 비둘기와 요즘 비둘기의 차이를 아는가?
옛날 비둘기는 가까이 다가가면 와다닥 날아갈 줄 알고,
평화와 순결의 상징이었으며 날씬했다.
요즘 비둘기는 가까이 다가가도 날아가기는커녕 꿈쩍도 안 하고,
평화와 순결은 오간 데 없는 지저분함의 상징이며,
닭둘기라 불릴 만큼 뚱뚱하다.
이것이 과거 기독교와 현재 기독교의 모습이다.
- 홈커밍데이 때 박대훈 선교사님(내가 학부생 시절 ivf간사님)께서
메시지 시간 서두에 하신 말씀이다.
가슴에 찡하게 박혀 왔다.
요즘 비둘기처럼 치워버리고 싶은 존재로 낙인찍힌 기독교.
평화와 순결의 상징으로 회복하려면 오늘 나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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