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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하나님이 나의 부족한 것을 일부러 그대로
두기도 하신다.
가령 어머니 병원비로 가계 부채가 갈수록 심해지지만
답답함을 가지고 기도할 때 주님은 그 응답으로
억대 연봉을 받는 직장으로 나를 옮기시거나
갑자기 통장에 이름 모를 독자로부터
전세 대출금도 해결하고 몇 년치 병원비도 충분히 낼 만한
후원금을 입금시켜 주시지 않는다.
그저 “내가 너와 함께하겠다.
너의 부족함은 내가 직접 책임지겠다”는
너무 빤한(?) 위로의 마음만을 허락하신다.
그런데 이 빤한 위로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소홀히 여기는 우를 범하기 쉽다.
오늘 아침 직원들에게 성경공부를 인도하며 받은 메시지다.
이스라엘 동족들을 애굽에서 데리고 나오라는 사명을 부여하신 하나님 앞에서
모세는 자신은 입이 둔하다고 버티다가
차라리 다른 사람 보내시라며 ‘나는 아니’라는 거부 의지를 꺾지 않는다.
그때 주님이 화를 내시면서 아론을 대언자로 세우신다.
내가 주님이었다면 나중에 금송아지 우상을 만드는 아론을 대언자로 세우기보다
그 자리에서 방언을 내려 모세가 솰라솰라 이스라엘 동족어를
유창하게 하도록 혀를 풀어주어 버렸을 것이다.
“봐라, 자슥아, 지팡이가 뱀이 되었다가 돌아오고,
네 손이 문둥병에 걸렸다가 낫고,
나일강이 피로 물드는 표적을 주었는데도 안 가겠다고?
그럼 이제 네가 그토록 핑계를 대는 언어 문제를 해결했다.
이제 갈 수 있지?”
그런데 하나님은 모세에게 굳은 혀가 풀리는 환상적인 체험을 주지 않으시고 말씀하셨다.
“내가 세상 모든 것을 만들었다. 다른 핑계 대지 말고
지금 네 부족한 상태 그대로 가서 내가 시키는 일을 하거라.”
그의 입이 풀리고 혀가 부드럽게 돌아가는 대신에 하나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만든 이가 바로 나이며 너의 부족함 또한
내가 책임지겠다'고 가르쳐 주고 계신다.
하나님의 말씀 “내가 너와 함께한다”가 얼마나 위대하고 귀한 말씀인가?
환상을 체험하고 감각적인 욕구를 충족해야만 믿고 나아가는 것은
사탄의 좋은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지금 내 부족한 상태를 뛰어 넘는 믿음으로
삶을 돌이킬 수 있어야 한다.
꼭 좋지 않은 일이 생겨야만 회개하거나
기쁜 일이 있어야만 감사하는 것은 노예들의 습성이다.
늘 말씀에 갈급해 있는 아들이라면, ‘주께서 함께하심’의 위로만으로도
모든 난관을 극복하며 나아가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하나님의 함께하심에 대해 소홀히 여긴 마음을 회개했다.
함께하시는 주님만으로 극복하지 못할 것이 없다.
이 모든 것을 누가 만들었는가?
역사를 주관하시는 분 아닌가!
내 부족함을 채워야겠다는 욕망은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믿음 앞에서
영원히 물러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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