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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진이의 최근 글모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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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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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소통 일기 (2012.9.19~2012.9.28)
9월 19일


새벽에 뛰어가는 회사로 저녁이 있는 삶을 얻었다.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어도 출근은 있지만 퇴근은 없는 중소기업들이 얼마나 많은가?
출판사는 유독 더하다.
그런 중에 9월부터 다니는 회사에서 저녁을 얻었다는 것에 새삼 감사하다.
팀장 업무가 바빠지면 어찌 될지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저녁에 퇴근할 수 있다.
8시 반 이후 집에서 어린 두 아들과 몸싸움^^하며 살갑게 보내다
11시면 자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부지런한 자 죄 지을 시간 없다.

그런데 어제는 합동 교단의 국치일이나 다름없는 날.
목사가 총을 들고 총회에서 횡포라니.
그렇게 위협 받으면 그렇게 위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시는지...
상식이 있다면 조용히 물러나 하나님 앞에 서겠다.
권력이 좋으니 정신 못 차리게 되고 한기총 회장이 대통령과 만나 기도회를 하니
그 자리가 권력의 속성으로 탐욕에 물드는 게 당연하다.
이런 권력형 구조는 개혁보다 없애는 게 마땅하다.

저녁을 얻으려고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가.



사오정(45세 정년 퇴직)이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닙니다.
그게 실제 저에가 닥친 현실이라면 저는 앞으로 2년밖에 안 남은 셈이네요.ㅠ
키즈 출판이 황금어장인 시대가 지나 이제 실버 출판을 준비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이른 나이에 퇴직한 분들, 혹은 일거리가 없어진 실버 계층에 계신 분들은
어떤 책을 좋아하실까요?
책을 좋아하시는 제 페친 여러분,
열심히 일하고 퇴직하신 분들이 읽을 만한 책을 기획한다면 어떤 아이템이 떠오르세요?



4월 2일 첫 출근한 회사에서 정신없이 일하다가
사무실 앞 카페거리에서 마주한 풍경,
온라인 의류쇼핑몰 모델들의 사진 찍기 붐. 샤방샤방 샬랄라~~

9월 3일 첫 출근한 지금의 회사에서 정신없이 일하다가
점심시간에 역시 사무실 앞 카페거리에서 마주하는 풍경,
온라인 의류쇼핑몰 모델들의 사진 찍기 붐. 따듯다듯 칙칙칙~~

봄에서 가을로 넘어왔다.
전 회사와 현 회사가 걸어서 1분 거리니 이런 계절의 교차가
한 회사에서 느끼는 풍경 그대로다. 아이러니, 왜이러니..^^



9월 20일


오늘 세 가지 열불 났다.

1.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김동호 목사님 인터뷰 내용에
왜 목사가 방송에 나와 교회 비판을 하느냐고 시니컬하게 비난하신 분.
(자신은 이름이 비슷한 다른 김 목사 두둔하는 것 아니라고 명시하면서)

- 세상이 다 비판하는 기독교 우리끼리 감추고 적당히 조용히 넘어가면
문제가 해결되나? 나아지는 게 있나?

2. 어느 찬양사역자께서 앞으로 읽을 책 사진을 찍어 올리셨는데
일반서들이 많이 들어 있었다. 그런데 댓글 중에서
김용옥, 진중권이 쓴 책이 찬양사역자가 읽기엔 불온서적이라고
핀잔주신 분.

- 진짜 불온한 이런 생각들 때문에 출판계 일하면서 화가 끌어오른다.
그런 책들도 읽어야만 제대로 비판을 하든 공감을 하든 할 것 아니냐.
꼭 이런 얘기하시는 분들 보면 근본주의에 물든 사역자 냄새가 솔솔 난다.

3. 예전에 사회 현상에 대해 극우적인 글 자주 남기신 어느 목사님이
가내수공업을 예로 들며 세습을 엉뚱한 각도로 은근히 연결시켰다.

- 그 은근한 불합리한 생각 때문에 한국 기독교가 욕먹고 있다.
가내수공업이 교회 세습 얘기와 한 게시물에 나오면,
그 목사님 설교의 맥락은 참 답답 자체다.
에이 짱 난다. 정말.



9월 22일




오늘 내 오랜 친구 안정준이 결혼했다.
제자들교회 청년들 중 가장 결혼하기 어려운 2인방이 나와 그였다.
내가 2006년 3월에 결혼에 골인한 후 청년으로 남아 있던 그가 오늘 결혼했으니,
어쩌면 결혼하지 못한 많은 청년, 자매들에게 소망을 주었을지도..^^

그는 2004년 초 내가 어머니를 집밖의 시설로 모신 후
가장 나를 측근에서 위로해주었다.
두란노 근무 시절이었는데 거의 매일 퇴근하면 같이 삼겹살을 먹었고,
나중에 내가 성공하면 크게 한 턱 내라며 늘 자신이 지불했다.
서로 "안군", "황군" 부르며 애인처럼 가깝게 지냈는데
어느 날 내가 책을 출간하고 바빠지면서 큰 턱을 제대로 내지 않고 살아온 것 같다.
오히려 2005년 늦은 취직을 축하해주고, 두란노에 내 책도 소개해주고,
결혼과 출산 모두 그는 내 곁에서 축하와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첫직장에서 내가 힘들게 권고사직 됐을 때
두란노 외주 작가일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안 군의 덕분이다.

아내가 처가에서 아이들과 지낼 때 나는 그와 저녁 식사를 들며
총각과 유부남의 연예를 즐겼다.
그가 오늘 내 소그룹 멤버이기도 했던 일러스트레이터 경아와 결혼했다.
지금쯤 뜨겁고 열정적인(^^) 밤을 준비하고 있겠지.

안 군, 경아와 평생 행복하거라. 두툼한 쿵푸팬더 짝을 만나더니 살짝 S라인 된 걸 보니,
역시 친구보단 애인이란 게 절감된다.
친구야 꼭 아들 딸 낳고 기쁜 가정을 누리거라.



9월 25일


종각 반디앤루니스에 와 서점 탐방 중.
사무실에 앉아서 책 만드는 것보다 서점에서 책과 사람을 만나는 게 더 좋구나.



9월 27일


수치와 자존심


오늘 아침 마가에 대해 묵상하다가 그가 바울의 전도 여행 흐름을 방해한 사건에서
가장 부끄러운 기억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는 생김새와 달리 수치에 약하다. 이 부분에 대해 누구보다도 민감한 편이다.
수치심이 생기면 며칠 동안 더 강화된 기억에 시달리다가
한참이 지난 후에야 서서히 아주 서서히 수그러든다.
어쩔 때는 좀 둔한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된다.

그런데 오늘 묵상을 하다가 돌아보니, 수치는 자존심과 깊이 연결돼 있다는 것을 보았다.
내가 자존심을 버리지 않기 때문에
‘나한테 왜 이런 일이’ - 이유를 알고 싶은 충격 단계.
‘그깟 인간이 내게 어찌’ - 내게 문제가 없다는 자기 방어.
‘나는 왜 그때 세게 대응하지 않았을까’ - 반응하지 않음에 대한 억울함과 자책.
‘확 그냥 들이받고 지를 걸’ – 분노 폭발 상상, 마음으로 계속 살인.
네 단계를 밟는다.
감정이 수그러든 후에야 마음의 상함이 조금씩 잊히게 된다.

여러 회사를 다니고 여러 사람을 만나다 보니,
수치와 자존심이 참 별거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아무 것도 아닌 죄인이라는 것과
하나님 앞에 귀한 자라는 생각을 굳게 지키면
그 어떤 부끄러움도 자기 경멸도 극복할 힘과 맷집이 생기는 것 같다.
다양한 유형의 상대방을 받아들이고, 개입과 관조의 타이밍을 잘 지킨다면
세상살이 그다지 어렵진 않다.
수치가 떠오를 때 반드시 자존감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왕 묵상할 시간이 있으면 과거의 고통을 끄집어 내지 말고,
내가 나를 사랑하는 데 얼마나 인색한지를 떠올려야 한다.
우리 사회는 수시로 수치를 주고 자존감을 파괴시키는 데 능하다.
감정에 민감하지 말고 이성과 믿음에 더 할애하는 게 능사다.



***   ***   ***


어머니 병원에서 방금 전화가 왔다.
열이 많이 나서 여러 검사를 하고 링거액이 계속 들어가고
약도 새로 복용 중이라고.
마음 같아선 당장 달려가보고 싶은데,
직장 일을 하니 내일 저녁 퇴근시까지 기도로 맡길 수밖에 없다.
아, 힘들다.
주변의 모든 상황이 평안해도 지금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는 중인데...



9월 28일


새벽 출근 회사에 다닌 지 거의 한 달을 채우고 있다.
저녁에 누군가와 약속해 만나는 게 부담스럽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확보를 위해 가능한 퇴근 후 바로 귀가하는 편이나
어제는 '아내의 허락 하'에 교회 형님을 만났다.

이른 출근으로 피곤한 나를 위해 회사 앞까지 오셨다.
그 형님, 늘 당당하고 자신감 찬 모습이었는데
요 사이 여러 어려움과 싸우다 보니, 마음이 많이 가난해져 있었다.
듣기보다 말하기에 더 능한 분이 한참 내 얘기를 경청해 주신다.
마찬가지로 나 또한 자신감과 열정의 생기가 가득했다가
이 일 저 일 마주해 보니 정답과 다른 지혜가 필요한 지점에서
조심스러움이 많아졌다.

어제 대화 중에 느낀 것은, 형이 내 얘기를 많이 경청해 주는 모습 속에 담긴
마음의 가난함과 서로 상대방을 가르치기보다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데 신중해졌다는 것이다.

마음의 가난함은 경청과 신중함이 따른다.
그 가난함이 없기 때문에 말하고 가르치고 일단 감정과 생각대로 지르고 보는 것이다.
가난함은 삶의 고통 속에 형성된다.
고통이 없는 부유함은 곧 교만한 암 덩어리를 만들고
고통이 있는 가난함은 나보다 남을 더 이해하려는 마음을 만든다.

고통이 감사한 이유, 편안이 깨어 있어야 할 긴장을 요하는 이유 속에
나는 나의 고통을 감싸안으련다.
이를 알고 나니, 어제 새벽에 늦게 자고 피곤한 상태로 출근했음에도
오늘 자신감이 생긴다. 힘이 나서 기쁘다. 상황은 변한 게 없는데...



***   ***   ***


기독교 편집팀장을 맡고 보니, 새물결플러스의 책들이 참 귀해 보인다.
자기 책만 진행하는 편집자 생활을 할 때와
무조건 잘 팔리는 책에만 포커싱할 때는 보이지 않던 책이
한 브랜드를 책임지게 되면 문서 선교 가치 면에서
이전에 관심이 가지 않던 책이 주는 유익이 얼마나 큰지 눈이 가게 된다.
새물결플러스의 건승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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