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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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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소통 일기 (2012.8.11~2012.8.15)
8월 11일


어머니 간호하다 허리를 크게 삐끗했다.
숨이 막힐 만큼의 통증을 참고 겨우 마무리했는데..
집에서 나올 때부터 몸과 마음이 무거웠고 일주일 만에 마주한
어머니 얼굴에 큰 멍이 있어 알아보니 간병인이 테크닉 부족으로 저지른 일이었다.
지난주에도 작은 멍이 얼굴에 보여 주의를 부탁드렸건만...

스트레스가 뒤엉키면서 허리를 숙여 손톱을 잘라드릴 때
허리에 순간적인 통증이 왔다.
이런 일 자주 경험해온 터라 너그럽게 넘어갈 수 있지만
오늘은 만사가 질식해오는 공포덩어리로 보인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허리를 바로 꺾어 안양까지 운전해와 주차한 후
엉금엉금 걸어 사우나를 찾았다.
몸은 정직하다. 오랜 기간 운동 안하면 탈나게 돼 있고
충격적인 일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면
근육은 속으로 놀라게 마련이다.
쉬고 있어도 마음이 쉬지 않는 걸 몸은 느낀다.

내일 아이들 안고 성내동까지 교회 가는 것도 부담이다.
세상을 살 기력이 허리 통증 정도에 무너질 수 있는 게 인간이다.
나는 억지로 꺾어가며 활동할 거고 고통과 싸우다보면 회복될 테지만
솔직히 이제는 좀 한숨이 길어진다.



8월 13일





직장인들 한창 일할 시간이다.
잠정 휴식기에 들어간 난
평소 분주한 출근길 혹은 번아웃된 퇴근길에선
마주하지 못한 풍경들에 눈이 간다.

밤 새 비온 뒤 영승이 유치원차 태워주러 나간
아침, 그 평화로운 공기와 시원한 바람.
집에서 둘째 밥 먹이는 아내 불러내
산책하고 싶을 만큼 향기로웠다.

유니클로 완전 가을옷으로 전시한 건
이해가는데 코오롱 매장은 덕다운 파카를
벌써 디피해 놓았다. 바로 한겨울로? 왠 자신감?

오늘 아침의 압권은 안양역 옆 초호화
자전거 주차장 메타볼이다.
한참 공사한 저 둥그런 구조물이
자전거 보관소인 줄은 전혀 예상 못했다.
자전거 다니기에는 한없이 불편한데
엘리베이터까지 갖춘 이 주차장에
얼마나 소중한 자전거를 보관해얄까?
자이언트급 자전거 주차장과 바로 옆
1번가 유흥문화, 정말 그린그렁하다.






첫 직장 후배가 선물해준 디젤 시계.
밴드가 떨어져 새 밴드로 교체했는데
독특한 디자인감을 살려 흰색으로 바꿨다.
시계줄 하나 바꿨을 뿐인데 맘이 새록새록하다.

누가 보면 정신없다 하겠다.
어린 두 아들 양육과 아울러
고비용이 들어가는 어머니 병원비에도
푹푹 쑤시는 마음 없이 패션 찬란한 여유를
만끽하고 있으니...

조타! 이 느긋함이 그리고 왠갖 고통에도
침묵하고 기다림이.

손목이 싱그러우니 마음도 싱싱해지는 듯하다.
ㅋ 사춘기!


***   ***   ***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들과 교제 나누면
몸도 마음도 회복된다.
게다가 오늘 오랜만에 화 목사님 만나고
영화까지 한편 보고 나니,
영적으로도 바로 세워지는 기분이다.
병원도 안 갔는데 허리 통증도 나아졌고,
복잡한 생각도 가벼워졌다.
상황이 변한 건 없는데...

주님과 교제하는 기쁨을 다시 생각해본다.
인간적인 만남이더라도 회복이 있는 교제가
영적인 교제다. 아, 소망이 생긴다.



8월 14일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강서미즈메디병원으로 가
김경철 선생님과 점심을 들고 이후 광화문으로.
내 첫 직장에서 적응을 도와준 옛 동료가 보고 싶어
동덕빌딩에 갔는데 11층으로 올라오란다.
두근대는 설렘으로 그 시절 내가 일했던 층,
첫 면접을 봐주신 고문님 방에서 최 과장과 한참 담소를 나누었다.

신입 편집자 시절, 내가 만든 책들이 직원들 책상에 꽂혀 있는 걸 보니 뭉클하다.
오랜 시간 한곳을 지키고 있는 선후배들 보니 더욱.

인사동 거리를 거쳐 종로 반디앤루니스에 들렸다.
입구 앞 매대에 샘터에서 출간한 <광장시장이야기>가 눈에 띈다.
누가 썼을까? 71년생 저자다.
어머니 평생을 보내시고 오십이던 해 겨울 뇌출혈로 쓰러진
광장시장이야기에 손이 갔지만 읽기가 싫었다.
카페에 앉아 쉬려다가 바로 서점을 나왔다.
내 성장기의 살림 원천이던 그곳에 트라우마가 있는지도...

집으로 간다. 아들과 팥빙수 먹으러 나와야겠다.
평생 나와 여유롭게 차 한잔하지 못하신 어머니 생각하며,
우리 아이들에게는 자신을 돌아볼 여유와 아늑함을 주고 싶다.

왜 그 삶을 나오지 않고 뇌출혈이 일어나도록 일하느냐 묻지 말라.
하루도 가게 문을 닫을 수 없는 자영업자들의 치열한 고통을 간과하는 질문이다.
벗어나거나 다른 일을 찾으라는 건 외부에서 머리로만 따지는 컨설턴트의 비정한 조언이다.
그래서 어쩌면 내가 지금 행복한지, 벗어나지 못하는 결박이 있는지
그때그때 돌아볼 필요를 느낀다.

그렇게 부딪히고 질식당하고 몸이 부서진 어머니 같은 분들을 애틋하게 바라보며,
우리 아이들에게 여유와 자유를 가진 아빠를 선물하고 싶다.



8월 15일





오늘 밤은 아들과 팥빙수 파리.
왜이케 비주얼 훌륭한 거니?
성공한 개정판 우리 장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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