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 후 말씀과 CCD 시간에도 모세의 느낌을 잃지 않기 위해 계속 대본 속에서 생각하고
집중하던 중에 드디어 무대에 조명이 떨어졌습니다.
제가 관람하기에도 초반에 나오는 배우들은 연습했던 시간보다 몇 배 이상의 기량으로
무대가 꽉 차는 풍성한 연기를 손색없이 잘 보여주었습니다.
성도들의 큰 웃음소리와 집중하는 분위기를 보며 하나님께서 일하고 계심을 느꼈습니다.
모세가 무대에 올라가야 할 6장의 앞부분 마지막 장면에서 친어머니 요게벳의
눈물이 그렁그렁한 노래를 들으며 같이 우는 관객들과 함께 저도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요게벳의 퇴장과 박수소리와 함께 떨리는 마음을 잠재우기 위해 속으로 기도 한판 하고,
람세스와 같이 무대에 올라가 조명이 떨어지기 전까지 준비하는 동안 긴장된 마음은 물러났습니다.
대사가 크고 또박또박하게 나오는 모세를 느끼며 소심쟁이 교진은 사라지고,
바로의 궁전 왕자 모세로서의 자신감은 더해져갔습니다.
양어머니 애굽 공주, 하셉수트의 다짐을 받았지만 궁전을 떠나려는 첫 독백에서 모세의 심정으로
답답한 마음을 기도하며, 어렸을 때 유모인 어머니가 불러주신 노래를 기억해내고 읊조리다가
크게 불렀을 때, 리허설 시간에 단 한번 연습했던 그 부분을 어색하지 않게 들어갈 수 있어서
노래에 대한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남은 장면들에 대한 용기가 하나님께서 넣어주시는
거룩한 누룩으로 부풀러 올랐습니다.
처음엔 어려웠지만 가장 자신 있었던 감독관 살인 장면,
연습 시간에는 한 번도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했던 히브리인들에게 배신당하는 장면에서
속으로 분기가 탱천하며 버림받는 느낌이, 많은 분들이 보고 계신 무대에서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광야로 도망쳐 외치는 두 번째 독백 장면 부분에서는 서러워서 눈물이 났습니다.
십보라를 텃새부리는 목자들로부터 구하기 전에 무대 모퉁이에 털썩 주저앉아 있는데
눈물이 쏟아져, 무대 중앙에서 독백 할 때 나오면 더 좋았을 텐데, 이게 왜 지금 나온담..^^*
조금 아쉬워하며 얼굴 닦고 감정을 정리하고 얼른 십보라를 건달 목자들로부터 구하고
40년 뒤로 넘어갔습니다.
혈기 꺾인 모세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못 가겠다고 피하고 변명하며
결국은 하나님께 설득되어 지팡이를 잡고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엔딩까지 마쳤습니다.
어색하고 힘들 줄 알았던 모든 부분들이 많은 땀과 눈물로 마쳐졌을 때,
이건 정말 내가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와 모든 사람들을 붙잡아주셔서 큰 은혜를 주신
성극이란 고백을 올려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대에서 내려오며 많은 격려와 칭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찬사들은 모두 하나님의 것임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연극에는 문외한이고 곰 같던 제가 짧은 시간동안 성령님의 함께 하심과 지도해 주신 분들의
도움으로 모세가 되었습니다.
많은 선물을 받으면서 내가 얼마나 자신감 없고 세상살이에 두려움이 많았으면,
이런 어마어마한 이벤트를 주실까? 생각하며 이렇게 감사하고 따뜻한 공동체가 곁에 있는 것이
진심으로 고맙고 기뻤습니다.
'주님의 은혜로 성극, '모세가 부른 노래' 를 마치고.. 中' (2004/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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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울트라 교진이 이집트의 왕자, 모세로 완전 분장하여 무대에 올라갑니다.
바로의 궁궐에서 히브리 동족들의 고통을 생각하며 왕자의 신분을 버리고
백성들에게 가겠다는 독백을 드리는 장면, 왕자인 모세가 정체성 고민으로 갈등하는 모습..
아주머니들이 내 팔뚝과 어깨선을 보고 모세가 글레디에이터냐고 물었다는 후문이..^^*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히브리 백성들을 구원하고자 하는 마음을 올려드리는 독백 장면..
목청이 트여서 나오는 발성을 하느라고 뱃속이 타들어가도록 연습했던 대사입니다.
노래하는 모세.. 성극 제목이 '모세가 부른 노래'이니까요!
뮤지컬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이 장면 때문에 엄청 긴장했지만 리허설 때까지도 안 잡히던 분위기가
본 무대에서는 가볍게 통과~ 앗싸! 나중에 동생들에게 노래 너무 잘 했다는 칭찬 들을 때 완전 감격~!
엄마가 이 장면을 보시면 우리 아들 장하다고 하셨을 텐데..
(저 어릴 때부터 노래 못 한다고 엄청 구박 많이 하셨습니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쁘거늘
우리 엄마는 항상 객관적이고 솔직하셨다는..^^*)
히브리 동족들을 도우러 갔다가 노예 감독관인 애굽인을 때려죽이고 광야로 도망친 후,
하나님께 억울한 심정으로 부르짖는 모세.. 이때 제 삶과 오버랩 되어 눈물이 났습니다.
광야에서 40년이 지난 후 양을 치다가 불에 타지 않는 떨기나무를 보고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면서 팬터마임으로 연기할 때의 모습..
애굽으로 가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도하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점차 순종해가는 마음을 드러내는 장면입니다.
성극을 마치고 분장을 지운 후 바울 예배 시간에 감사기도와 함께 회개기도를 했습니다.
20볼트와 200볼트 사이를 만지작거리던 저에게 이천만 볼트 이상의 귀한 감동과 은혜를 주신 감사와,
주님께서 이끌어주실 결과에 대해 믿음을 갖지 못하고 과정에서 많이 낙심하고
힘없이 절망했던 모습에 대한 회개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강한 용사로 만드시기 위해 헌신하도록 이끄시는 좋은 기회들을 앞으로도 놓치지 않길 원합니다.
그분의 부르심에만 순종하며 달려가는 동안 장애물로 다가오는 모든 태클에서
넉넉하게 승리할 수 있는 믿음의 연주가 계속 이어지길 소망합니다.
나의 하는 모든 일들이 겉으로 보기엔 실수인 듯 하고 부족해보이지만,
전혀 실수가 없으신 하나님께서 필연적으로 선택하신 일들임을 깨닫게 됩니다.
주님의 사랑하는 모세를 감당하도록 허락하신 하나님과 성극팀, 그리고 기도 응답으로
자신감 없고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며 억재하기만 해온 제게 벽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용기와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이끌어주시고 귀한 경험을 하도록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깊은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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